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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새기고 생각남기기.

호칭에 관하여

 

 

우리말에는 3인칭 대명사인 '그녀' 의 쓰임이 활발하지 못하다.

그래서인지 나는 아직까지도 'she' 라는 단어가 그렇게 어색할 수가 없다.

가령, 외국인 친구 포함 둘 이상이서 대화를 하는 상황에, 친구1은 친구2에게 나를 가리키며 'she' 라고 지칭한다.

나는 친구가 가리킨 'she'가 되는데, 나는 아무래도 친구가 나라고 지칭한 그 'she'에 동화되기 힘들다. 정말 어색한 기분이 든다.

정말 영어의 기본적인 'she'부터 불편해해서야 어떡하냐싶지만은, 정말 많이 접하는 것에도 불구하고 'she'는 불편하다는 것이다.

또는, 나를 가리켜 'this'와 같은 지시대명사를 쓸 경우에는, 우습지만 간혹 눈이 똥그래질 때도 있다.

그냥, 우리말처럼 '얘는 내 친구야' 처럼 '애' 정도로 받아들이면 될 것을, 왠지'this' 라는 단어에서 오는 그 딱딱하고 차가운 느낌에, 섭섭한 마음이 든다.

다름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로, 그냥 나도 모르게 섭섭해진다는 것이다.

 

한국어를 배우는 서양권 학생들이 자주 하는 실수로, 사람을 가르켜 '이것', '저것' 이라는 단어를 쓰기도 한다.

영어가 모국어인 학생이라면 자연스러운 실수 중 하나다. 또, 외국인들은 '그', '그녀' 라는 말을 자주 쓰기도 하는데, 

한국어에서는 조금 어색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참, 그부분은 명확하게 설명해주기 어렵다.

또한, 우리말에는 영어의 'you'와 같은 만병통치약(?)같은 표현이 없다.

게다가, 나보다 나이가 한참 높은 어른에게는 무어라 부를까하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여러 표현이 있겠지만, 예를 들어, '어르신', '아저씨', '선생님'등이 있겠다. 하지만 이것도 경우에 따라 적절히 정말 잘 사용해야하기에 정확하게 정의를 내리기가 힘들다.

그렇다고 외국처럼, 무난하게 이름을 부르기도 그렇다.

20대가, 60대에게 '김씨' 혹은 '민수씨' 이렇게 부르기도 애매한 것이다. 호칭에 관한 건,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수많이 들어왔던 질문 중 하나이다.

하지만, 아직도 나는 명쾌하게 답변을 해 줄수가 없다.  

한국인에겐 큰 고민없이 응당, 상황에 맞게, '어머님, 아버님, 선생님, 어르신, 아주머니, 이모님, 아저씨,또는 지위에 따라 사장님 등 여러 호칭이 등장한다.

하지만 나도 가끔 상대를 뭐라 불러야 할 지 고민이 될 때가 물론 종종 있다. 그래서 '그쪽' 이라는 말을 사용하기도 하고, 아예 생략해버리고, 손으로 가리키며 질문을 하기도 한다. 참, 재미있지 않은가. 상대를 뭐라 부를지 몰라 얼버무리면서,

손으로 살짝 가리키며, " 어떠세요?" 와 같은 질문을 한다.

이럴 때 우리말에도 'you' 와 같은 단어가 있다면, 편하겠다고는 생각하지만, 우리말의 이런 점이 우리 문화를 잘 보여주고 있고 설명해주기도 좋은 것 같다. 특히, 피가 섞이지 않아도, 삼촌, 이모, 언니, 오빠같은 표현 말이다.